1. 모두가 똑같이 행복한 세상
인류가 끊임없이 반복해온 차별, 가난, 전쟁, 고통을 끊어내기 위해 '커뮤니티'라는 새로운 공동체 시스템이 구축됩니다.
이 공동체는 과거의 인류가 해온 잘못들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공동체 내의 모든 사람들의 과거의 기억을 지웁니다.
그리고 진정한 평등을 명분으로 그들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차이'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같음'을 강조하며 공동체 내의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은 조건하에서 살아가게 하기 때문에 빈부 격차도 없고, 전쟁도 없습니다. 인기나 명성이란 개념도 없고, 승자와 패자도 없습니다. 공포와 고통, 시기심과 증오라는 감정도 없습니다.
이 공동체의 규칙은 까다롭습니다.
정확한 단어를 써서 말해야 하며 배정된 의복을 입고, 매일 오전에는 감정을 통제하는 약물을 투여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족 이외의 사람에게는 신체 접촉을 할 수 없고 통금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또한 거짓말을 할 수 없습니다. 모든 일에 솔직하게 말해야 합니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가족을 이루지 않습니다. 원로들이 정해준 가장 적합한 배우자와 아이들을 배정받습니다. 직업도 각 사람의 특성에 맞게 원로들이 결정합니다.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출산모도 하나의 직업에 속합니다.
이곳의 모든 사람은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며 공동체 내에서 행복해 보입니다.
2. 모두가 같은 곳에서 혼자만 다르다고 느낀다면?
조나스(브렌튼 스웨이츠)는 곧 학교 졸업과 함께 직업을 부여받을 예정인 소년입니다. 그는 스스로가 다른 사람들과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느낍니다. 하지만 '같음'이 미덕인 공동체 안에서 그는 이 사실을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합니다.
드디어 조나스의 졸업식입니다. 그의 친구들은 모두 그동안 받은 직업 훈련으로 자신의 적성을 파악한 듯하지만 조나스는 도저히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예상할 수 없어 두려운 마음입니다. 원로들은 아이들이 태어날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면밀히 관찰한 후 지도자, 교사, 노동자, 출산모 등 각자에 맞는 직업을 배정합니다.
다른 사람들과 다른 방식으로 사물을 본다고 생각하는 조나스는 무슨 직업을 배정받았을까요?
원로의 말에 의하면 조나스는 직업을 배정받는 대신 '선택' 되었습니다. 그의 뛰어난 자질로 인해 '리시버(receiver)로 선출됩니다.
3. 기억 전달자(Giver)와 받는 자(Receiver)
리시버(receiver)로 선택된 조나스는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새로운 규칙을 전달받습니다. 앞으로 그는 진통제를 맞을 수 없습니다. 자신이 받는 훈련에 대해 비밀을 유지해야 하며 거짓말을 해도 됩니다.
매일 아침 조나스는 기억 전달자, 즉 '기버(giver)'와 만나 공동체가 생기기 이전의 인간의 역사와 감정을 하나씩 전달받습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따스함, 사랑, 고통, 두려움을 때로는 행복하게, 때로는 힘들게 전달받습니다.
원로들은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면서 갈등이나 고통을 유발할 수 있는 모든 공동체 이전의 기억들을 지워버렸지만 얼마 안 되는 새로운 기억들에만 의지해 공동체를 이끌어 가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일로 인해 조언을 구하고 지혜를 얻기 위해 인류의 모든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기버를 한 명 세우고, 그가 수명이 다 할 때쯤 그의 기억을 전달받을 리시버를 선출해 왔던 것입니다.
4.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의 소중함
지금 우리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히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때로는 불편하고 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것들을 조나스는 기억을 전달받는 과정에서 난생처음으로 경험하게 됩니다.
눈썰매를 처음 타보고 이 즐거운 것을 공동체에서는 왜 허락하지 않냐는 질문에 기버(제프 브리지스)는 대답합니다. 눈은 농사를 망치게 하고, 언덕이나 산은 식량을 나르기 힘들게 해서 굶주림, 기근의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벌에게 쏘여서 처음으로 '아픔'이란 것을 느낍니다. 하지만 공동체에서는 인간 말고 다른 생명체는 없습니다.
전쟁터의 기억을 전달받을 때는 인간들끼리 서로 죽이는 끔찍한 경험을 하고 극심한 고통을 느낍니다. 조나스는 급기야 이 모든 기억을 몰랐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하죠.
훈련이 진행되면서 조나스는 '색깔'을 하나씩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공동체에서는 색깔, 인종, 종교를 모두 똑같게 만들어 갈등의 요소를 없애 버린 것이죠. 조나스는 공동체의 결정이 옳다고 생각하지만 '아름다움' 마저 없애 버린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5. 조나스의 선택 그리고 나의 선택은?
영화 초반에는 내내 흑백으로 진행되던 영상이 조나스가 리시버로서 기억을 전달받을 때마다 모든 사물들이 조금씩 자신의 색깔을 찾아가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기버가 음악과 춤의 기억을 전달하면서 조나스가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장면도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무언가를 '아는 것'과 '느끼는 것'은 다르다는 조나스의 깨달음도 큰 울림을 줍니다.
기억들은 과거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미래를 결정짓는다는 기버의 말은 무조건 앞으로 달려가기에 바쁜 우리들의 삶에 꼭 필요한 지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고통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자신이 전달받은 기억 속의 삶이 지금껏 살아온 자신의 삶보다 더 '완벽'하다고 생각하게 된 조나스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좋은 것만 가질 수는 없습니다. 아픔과 고통도 함께 따라오는 진짜 인간의 삶을 살게 될까요?
가끔씩 이 공동체와 비슷한 조건의 삶을 상상하며 고통 없는 삶을 동경한 적이 있습니다. 조나스는 저에게 어떤 삶을 살아가라고 조언할까요?
6. 이 영화의 원작 소설
이 영화는 동명의 원작 소설 '기억 전달자(The giver)'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로이스 로리(Lois Lowry)의 디스토피아 소설로 작가의 SF 4부작 중 첫 번째 작품입니다. 1993년 출판되었으며 뉴베리 상을 수상하였고 지금까지 1천만 부 팔린 베스트셀러이기도 합니다.
소설에서는 기억을 전달받을 때마다 느끼는 조나스의 감정을 더욱 세밀하게 묘사하기에 감동도 배로 커집니다. 하지만 영화에서 영상으로 주는 새로운 감동도 있기에 소설을 먼저 읽고 영화를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my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로스트(원제 Gone) - 아무도 나를 믿어 주지 않는다면? (0) | 2021.10.16 |
---|---|
영화 엘리시움 - 선택 받은 자들의 세상 (0) | 2021.10.15 |
영화 플립 - 첫사랑의 기억 (0) | 2021.10.15 |
영화 역린 - 정조와 중용 23장 (0) | 2021.10.11 |
영화 공모자들 - 장기밀매 이야기 (0) | 2021.10.09 |
댓글